
미스터리(사극)
침전(沈殿)의 맥
작가 네온
줄거리
죽음의 기억을 품은 어의가 다시 궁궐에 들어선 날, 세자의 탕약과 검시 장부가 서로 다른 진실을 가리킨다. 그는 생명을 살리는 손과 진실을 드러내는 입 중 무엇을 먼저 움직일지 선택해야 한다.
미리보기
서겸은 세자저하의 손목에 맥실을 감은 채 눈을 떴다. 젊은 손이었다. 손등에는 처형장 흙이 없고, 손가락 끝에는 약탕관의 김만 묻어 있었다. 병풍 안쪽에서 막 오른 탕약 냄새가 비리고 달았다. 그는 그 냄새를 알고 있었다. 경신년 10월 14일, 초경이 깊어 가던 밤이었다.
은수저 끝이 검게 식어 있었다. 내관 하나가 그릇을 들고 물러서려 하자 서겸의 손이 먼저 움직였다. 세자의 손목 안쪽에는 오래된 침 자국 3개와 새 붉은 점 1개가 나란했다. 그는 맥의 간격을 세다가 숨을 짧게 들이마셨다. 세자의 손끝이 작게 말렸다.
등장인물

윤서겸
주인공
죽음을 한 번 겪은 어의는 같은 탕약 냄새를 맡는 순간 다시 궁궐의 밤으로 끌려온다. 이번에는 살려야 할 목숨과 남겨야 할 증거가 서로를 물어뜯는다.

대비 한씨
의문의 인물
대비는 세자의 병을 가장 오래 지켜본 사람이자, 그 병을 가장 철저히 숨기는 사람이다. 그녀의 침묵은 모성처럼 보이지만 궁궐 전체를 움직이는 명령이 된다.

장무영
핵심 인물
장무영은 서겸을 한 번 믿었고, 한 번 버렸다. 이번 생에서도 그는 가장 필요한 기록을 쥐고 있지만 그 기록을 넘기는 순간 자신도 무너진다.

최연교
핵심 인물
최연교는 궁 안의 약재가 어디서 들어와 누구의 손을 거치는지 안다. 그녀는 말이 적지만, 열쇠가 흔들리는 소리만으로도 누가 거짓말하는지 가늠한다.

이윤
핵심 인물
세자는 자신의 병명이 왕실의 약점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그는 살고 싶다는 말조차 명령문 뒤에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