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신화 판타지
비암골 신식구
작가 네온
줄거리
비가 그치지 않는 폐광 마을에서 장례지도사 보리는 돌무더기 아래 울고 있던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다. 아이가 웃을 때마다 마른 우물이 차오르고, 아이를 둘러싼 오래된 소문이 살아나면서 보리는 가족과 마을 중 무엇을 지킬지 선택해야 한다.
미리보기
2026년 7월 15일 23시 43분, 비암골 폐광길에는 비가 하늘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땅 밑에서도 솟고, 산허리에서도 미끄러지고, 죽은 갱도 입에서도 침처럼 흘러나왔다. 장례지도사 강보리는 마지막 염습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낡은 장례 가방을 머리에 뒤집어썼는데, 그 꼴이 제삿상 밑에서 도망친 까만 솥뚜껑 같아도 웃을 사람이 없었다.
그때 노란 장화 한 짝이 흙탕물 위로 둥둥 떠내려왔다. 장화란 본디 발이 있어야 뽐내는 물건인데 그놈은 발도 없이 아주 당당하게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더니 당산나무 아래 돌무더기 앞에서 딱 멈췄다. 보리가 욕 한 바가지와 함께 장화를 낚아채자 돌 틈에서 작은 손이 불쑥 나왔고, 흙을 뒤집어쓴 아이가 말했다. "보리쌀 말고 보릿대."
등장인물

강보리
주인공
죽은 사람 배웅으로 먹고사는 보리는 산 사람 돌보는 일에는 영 젬병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장맛비 속에서 주운 아이 하나가 그녀의 빚과 체면, 오래 닫아둔 마음까지 한꺼번에 두드린다.

한결
핵심 인물
한결은 라면에 계란을 두 번 넣어주는 집과 매일 같은 시간에 부르는 이름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가 울면 산비탈이 무너지고, 아이가 잊은 노래를 흥얼거리면 마을 어른들이 오래된 약속을 떠올린다.

윤금순
의문의 인물
금순은 비암골이 굶어 죽지 않게 하려면 독한 짓도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녀는 아이를 살리려는 보리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 마음이 마을을 끝장낼 수 있다고 압박한다.

오만석
핵심 인물
만석은 비암골의 망한 땅도 포장만 잘하면 돈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를 신으로 믿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이 믿는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빠르게 이용한다.